촌스러운 이름, 개명만이 답일까요?
이름이 불릴 때마다 움츠러들었던 기억은 어른이 돼서도 남습니다. 개명을 알아보기 전에 구분해볼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이름이 촌스러워서 싫은데, 개명하는 게 좋을까요?
발음 오인이나 서류 착오처럼 실생활 불편이 반복된다면 개명은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다만 이름 자체의 문제와 이름에 붙은 기억의 문제는 구분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이름이 지어진 과정을 알고 나서 마음이 달라졌다는 분들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름을 싫어하게 되는 경로는 비슷합니다
학창 시절의 놀림, 유행이 지난 글자 조합, 세대가 그대로 드러나는 돌림자. 이름이 싫다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시작점이 대체로 이 언저리에 있습니다. 출석부에서 이름이 불릴 때마다 교실에 웃음이 터졌던 기억은 성인이 된 뒤에도 이름과 함께 따라다닙니다. 이 경우 싫은 것은 이름의 소리 그 자체라기보다, 그 이름이 불리던 순간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름의 문제인지, 기억의 문제인지
개명 고민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하나는 이름 자체의 불편입니다. 발음이 자주 뭉개지거나, 전화로 두 번씩 말해야 하거나, 다른 이름으로 계속 오인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다른 하나는 이름에 붙은 기억입니다. 놀림받던 시절, 듣기 싫었던 별명 같은 것들이 이름에 얹혀 있는 경우입니다. 앞의 문제는 이름을 바꾸면 풀리지만, 뒤의 문제는 이름을 바꿔도 기억이 새 이름을 따라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할아버지의 수첩을 발견한 뒤 달라진 경우
가상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서른 중반의 직장인이 '희'자 돌림 이름이 촌스럽다며 초등학교 때부터 놀림을 받았고, 사회에 나와서는 아예 영어 이름을 따로 만들어 썼다고 해보겠습니다. 개명 절차를 알아보던 중 이분은 그 이름을 할아버지가 지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됩니다. 손녀가 태어났다는 소식에 며칠을 고민하며 후보를 적어두고 하나씩 지워가다 마지막에 남긴 이름이었고, 그 흔적이 담긴 수첩이 유품에서 나왔습니다. 놀림받던 기억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날 이후 이름을 들을 때의 느낌이 달라졌고, 이분은 개명 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름을 미워한 시간이 길었다고 해서 그 이름이 나쁜 이름이었던 것은 아니었던 셈입니다.
그래도 개명이 맞는 경우가 있습니다
유래를 알고 난 뒤에도 마음이 무겁게 남아 있다면, 그것대로 존중할 만한 결론입니다. 발음이나 표기 때문에 실생활 불편이 반복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개명 허가의 문턱은 예전보다 낮아졌고, 새 이름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살아가는 것 역시 자연스러운 선택입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 때문에 바꾸는지를 스스로 분명히 알고 결정하는 일입니다.
결정하기 전에 해볼 만한 것들
이름을 지어준 분이 계시다면 그 과정을 물어보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어떤 후보가 있었는지, 왜 이 이름이 남았는지 듣고 나면 판단의 재료가 달라집니다. 새 이름 후보가 있다면 성을 붙여 소리 내어 불러보고, 며칠 동안 일상에서 써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앞의 예시 같은 수첩이 모든 이름에 남아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물어보기 전에는 있는지 없는지조차 알 수 없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성명학적으로 나쁜 이름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꼭 개명해야 하나요?
성명학에서는 발음과 획수 등을 기준으로 이름을 풀어온 편이지만, 유파마다 기준이 달라 한 가지 평가로 단정할 문제는 아닙니다. 실제 생활에서 겪는 불편과 본인의 마음이 판단의 중심이 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개명하면 운이 바뀌나요?
성명학에서는 이름이 불릴 때마다 그 기운이 쌓인다고 설명해온 편이지만, 개명 자체가 삶의 변화를 보장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름이 바뀌면 자신을 소개하는 경험이 달라지고, 그 변화가 생활에 영향을 준다는 정도로 받아들이는 분들이 많습니다.
지어주신 분께 죄송해서 개명을 망설이게 됩니다
개명 의사를 말씀드렸을 때 오히려 응원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이름을 지어준 마음과 그 이름으로 살아가는 사람의 사정은 별개의 문제이고, 그 대화 자체가 이름의 유래를 듣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